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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의 조건, 목적과 전략
리뉴얼의 조건, 목적과 전략
NAME | 몽로 |
---|---|
ROLE |
BRANDINGSPACECONSTRUCTION
|
DATE | Mar,2025 |
LOCATION | 서울 여의도 |
USE | Korean Grilled BBQ |
AREA | 482.09㎡ |
페이지 정보
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6회 작성일 25-05-12 14:41본문
NAME | 몽로 |
---|---|
ROLE |
BRANDINGSPACECONSTRUCTION
|
DATE | Mar,2025 |
LOCATION | 서울 여의도 |
USE | Korean Grilled BBQ |
AREA | 482.09㎡ |
몽로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프리미엄 숯불구이 전문점입니다. 좋은 고기와 술, 그리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 오랜 습관이 있습니다. 저는 무언가 결정할 때 앞단에서 시작하지 않아요. 미래로부터 역산해 현재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 공간을 만드는 방식도 같습니다. 최종 목적을 세우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죠. 이 사고과정은 리뉴얼할 때 훨씬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 “업종 빼고 다 바꿔도 좋습니다.” 두 차례나 프로젝트를 함께 한 클라이언트의 연락이었습니다. 메뉴부터 공간, 브랜딩까지 전면 수정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했습니다. 기존 매장은 외식업계에서 흔히 ‘대도식당’ 스타일이라 부르는 한우 등심 구이 전문점이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오픈해 5년여 동안 생존에 성공했지만, 성업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죠. 매장은 강점과 약점이 뚜렷했습니다. 여의도 중심 상권에 위치해 있었고, 160평대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무빙월을 활용해 100% 독립성을 보장하기도 했습니다. 강점은 점심에 빛을 발했습니다. 점심 메뉴는 아주 잘 됐어요. 문제는 저녁이었습니다. ‘장점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약점을 보완할까?’ ‘약점 보완을 위해 어떤 전략을 밟을까?’ 저녁 매출 부진 이유는 몇 가지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년여 동안 주변에 좋은 선택지가 늘어 경쟁력이 약해졌고, 단일 메뉴의 한계도 분명해 보였습니다. 높은 단가가 진입 장벽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프리미엄을 추구한 공간은 더 이상 경쟁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더 프리미엄을 지향한 공간이 여럿 들어섰거든요.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노후한 설비도 있었습니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생긴 사회적 흐름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한자리에서 1, 2차를 다 해결하는 풍토에도 발맞춰야 했습니다. 리뉴얼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정리하면, 새 브랜드는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 술과 잘 어울리는 고깃집이 되어야 했습니다. 물론 기존 점심 영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말이죠. ![]() 클라이언트와 메뉴부터 재정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차별화 가능한 메뉴를 고민하다 떠오른 게 갈비였습니다. 주변에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파는 곳은 많았지만 갈비를 메인으로 한 매장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갈비를 주메뉴로 한 가든형 고깃집을 그렸습니다. 고기는 수입 소고기, 돼지고기까지 넓혀 가격 부담을 확 낮췄습니다. 이후 술과 같이 곁들여 식사가 가능한 매장이라는 포지셔닝을 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브랜딩과 공간, 동시다발적으로 고민이 이뤄졌는데 편의상 둘로 나눠 설명하겠습니다. ![]() 브랜딩 차원에서 우선 네이밍을 정했습니다. 몽로(夢路), 꿈길이라는 뜻이죠. 주점이어도 어색하지 않은 이름이라 고심하기도 했는데, 공간과 메뉴를 보면 고깃집으로 인식하리라 보고 밀어붙였습니다. 대신 앞에 숯불구이라는 키워드를 붙여서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주류의 선택지는 넓게 가져갔습니다. 소주, 맥주는 기본. 여의도 특성을 반영해 와인도 구비했습니다. 전통주는 특별히 신경 써 준비했습니다. 스터디 중 알게 된 건데요. 최근 트렌드 키워드 중 유사 사치가 있습니다. 사치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소비를 이야기하는데, 전통주가 그중 대표적입니다. 그렇게 ‘전통주가 메인이 되는 고깃집이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브랜드의 큰 틀을 잡고 공간 기획에 들어갔습니다. 외관은 처음부터 호텔이 연상될 만큼 고급스럽게 가기로 했습니다. 여의도여서 할 수 있는 선택이었죠. 잠재 고객이 많지만 그만큼 경쟁 상대도 많은 곳이거든요. 그중 선택을 받으려면 확실히 눈을 사로잡아야 했습니다. 여의도는 프리미엄에 큰 압도를 느끼지 않는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적어도 고가일 것 같아서 못 들어오는 상권은 아니라는 거죠. ![]() 카운터도 호텔 로비처럼 디자인했습니다. 실제 손님들이 “로비”라고 표현할 정도로 잘 구현됐습니다. 카운터 한 켠에는 한국화를 뒀습니다.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고 새가 날아다니는데, 네이밍과 참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큰 바위 오브제와 소나무를 놓아서 시선을 또 한 번 사로잡게 했습니다. 단순 포토존은 아닙니다. 전통주 전시장을 만들어 기능적인 역할까지 하도록 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와인장을 둬서 이 공간 다양한 주류를 페어링해서 고기를 즐기를 곳이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했습니다. 복도도 중점을 둬 기획했습니다. 카운터를 중심으로 양쪽에 하나씩 있는데요. 그냥 두면 입체감이 떨어져서 한지 느낌의 조명 박스를 제작했습니다. 한지, 패브릭 등 여러 시도를 해보다 아이스크랙이라는 신소재를 찾았죠.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퀄리티를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쓴 건데, 몽환적인 분위기를 꽤 근사하게 조성합니다. 반면 룸은 최대한 간결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입구와 카운터, 복도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컨셉을 구현했기 때문에 룸에서는 밸런스를 맞춘 거죠. 룸까지 컨셉이 과하면 컨셉 자체로 인식 속에 자리 잡을 수 있고, 결국 과한 컨셉은 피로도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공간을 편안하게 느끼는 고객 경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포인트만 주기로 정리했습니다. ![]() ‘몽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했습니다. 강점은 건드리지 않고 약점 보완에 힘을 쏟았습니다. 미래에 그린 상에서 출발해 역순으로 행동을 취했습니다. 이제 앞단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점심과 외관 등을 통해 공간을 경험하고, 주류가 강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저녁에 와도 괜찮겠네’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자연스럽게 저녁 재방문으로 이어진다…! |
몽로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프리미엄 숯불구이 전문점입니다. 좋은 고기와 술, 그리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오랜 습관이 있습니다. 저는 무언가 결정할 때 앞단에서 시작하지 않아요. 미래로부터 역산해 현재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 공간을 만드는 방식도 같습니다. 최종 목적을 세우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죠. 이 사고과정은 리뉴얼할 때 훨씬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업종 빼고 다 바꿔도 좋습니다.” 두 차례나 프로젝트를 함께 한 클라이언트의 연락이었습니다. 메뉴부터 공간, 브랜딩까지 전면 수정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했습니다. 기존 매장은 외식업계에서 흔히 ‘대도식당’ 스타일이라 부르는 한우 등심 구이 전문점이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오픈해 5년여 동안 생존에 성공했지만, 성업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죠.
매장은 강점과 약점이 뚜렷했습니다. 여의도 중심 상권에 위치해 있었고, 160평대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무빙월을 활용해 100% 독립성을 보장하기도 했습니다. 강점은 점심에 빛을 발했습니다. 점심 메뉴는 아주 잘 됐어요. 문제는 저녁이었습니다.
‘장점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약점을 보완할까?’
‘약점 보완을 위해 어떤 전략을 밟을까?’
저녁 매출 부진 이유는 몇 가지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년여 동안 주변에 좋은 선택지가 늘어 경쟁력이 약해졌고, 단일 메뉴의 한계도 분명해 보였습니다. 높은 단가가 진입 장벽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프리미엄을 추구한 공간은 더 이상 경쟁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더 프리미엄을 지향한 공간이 여럿 들어섰거든요.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노후한 설비도 있었습니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생긴 사회적 흐름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한자리에서 1, 2차를 다 해결하는 풍토에도 발맞춰야 했습니다.
리뉴얼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정리하면, 새 브랜드는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 술과 잘 어울리는 고깃집이 되어야 했습니다. 물론 기존 점심 영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말이죠.

클라이언트와 메뉴부터 재정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차별화 가능한 메뉴를 고민하다 떠오른 게 갈비였습니다. 주변에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파는 곳은 많았지만 갈비를 메인으로 한 매장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갈비를 주메뉴로 한 가든형 고깃집을 그렸습니다. 고기는 수입 소고기, 돼지고기까지 넓혀 가격 부담을 확 낮췄습니다.
이후 술과 같이 곁들여 식사가 가능한 매장이라는 포지셔닝을 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브랜딩과 공간, 동시다발적으로 고민이 이뤄졌는데 편의상 둘로 나눠 설명하겠습니다.

브랜딩 차원에서 우선 네이밍을 정했습니다. 몽로(夢路), 꿈길이라는 뜻이죠. 주점이어도 어색하지 않은 이름이라 고심하기도 했는데, 공간과 메뉴를 보면 고깃집으로 인식하리라 보고 밀어붙였습니다. 대신 앞에 숯불구이라는 키워드를 붙여서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주류의 선택지는 넓게 가져갔습니다. 소주, 맥주는 기본. 여의도 특성을 반영해 와인도 구비했습니다. 전통주는 특별히 신경 써 준비했습니다. 스터디 중 알게 된 건데요. 최근 트렌드 키워드 중 유사 사치가 있습니다. 사치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소비를 이야기하는데, 전통주가 그중 대표적입니다. 그렇게 ‘전통주가 메인이 되는 고깃집이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브랜드의 큰 틀을 잡고 공간 기획에 들어갔습니다. 외관은 처음부터 호텔이 연상될 만큼 고급스럽게 가기로 했습니다. 여의도여서 할 수 있는 선택이었죠. 잠재 고객이 많지만 그만큼 경쟁 상대도 많은 곳이거든요. 그중 선택을 받으려면 확실히 눈을 사로잡아야 했습니다. 여의도는 프리미엄에 큰 압도를 느끼지 않는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적어도 고가일 것 같아서 못 들어오는 상권은 아니라는 거죠.

카운터도 호텔 로비처럼 디자인했습니다. 실제 손님들이 “로비”라고 표현할 정도로 잘 구현됐습니다. 카운터 한 켠에는 한국화를 뒀습니다.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고 새가 날아다니는데, 네이밍과 참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큰 바위 오브제와 소나무를 놓아서 시선을 또 한 번 사로잡게 했습니다. 단순 포토존은 아닙니다. 전통주 전시장을 만들어 기능적인 역할까지 하도록 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와인장을 둬서 이 공간 다양한 주류를 페어링해서 고기를 즐기를 곳이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했습니다.
복도도 중점을 둬 기획했습니다. 카운터를 중심으로 양쪽에 하나씩 있는데요. 그냥 두면 입체감이 떨어져서 한지 느낌의 조명 박스를 제작했습니다. 한지, 패브릭 등 여러 시도를 해보다 아이스크랙이라는 신소재를 찾았죠.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퀄리티를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쓴 건데, 몽환적인 분위기를 꽤 근사하게 조성합니다.
반면 룸은 최대한 간결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입구와 카운터, 복도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컨셉을 구현했기 때문에 룸에서는 밸런스를 맞춘 거죠. 룸까지 컨셉이 과하면 컨셉 자체로 인식 속에 자리 잡을 수 있고, 결국 과한 컨셉은 피로도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공간을 편안하게 느끼는 고객 경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포인트만 주기로 정리했습니다.

‘몽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했습니다. 강점은 건드리지 않고 약점 보완에 힘을 쏟았습니다. 미래에 그린 상에서 출발해 역순으로 행동을 취했습니다. 이제 앞단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점심과 외관 등을 통해 공간을 경험하고, 주류가 강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저녁에 와도 괜찮겠네’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자연스럽게 저녁 재방문으로 이어진다…!

오랜 습관이 있습니다. 저는 무언가 결정할 때 앞단에서 시작하지 않아요. 미래로부터 역산해 현재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 공간을 만드는 방식도 같습니다. 최종 목적을 세우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죠. 이 사고과정은 리뉴얼할 때 훨씬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업종 빼고 다 바꿔도 좋습니다.” 두 차례나 프로젝트를 함께 한 클라이언트의 연락이었습니다. 메뉴부터 공간, 브랜딩까지 전면 수정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했습니다. 기존 매장은 외식업계에서 흔히 ‘대도식당’ 스타일이라 부르는 한우 등심 구이 전문점이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오픈해 5년여 동안 생존에 성공했지만, 성업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죠.
매장은 강점과 약점이 뚜렷했습니다. 여의도 중심 상권에 위치해 있었고, 160평대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무빙월을 활용해 100% 독립성을 보장하기도 했습니다. 강점은 점심에 빛을 발했습니다. 점심 메뉴는 아주 잘 됐어요. 문제는 저녁이었습니다.
‘장점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약점을 보완할까?’
‘약점 보완을 위해 어떤 전략을 밟을까?’
저녁 매출 부진 이유는 몇 가지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년여 동안 주변에 좋은 선택지가 늘어 경쟁력이 약해졌고, 단일 메뉴의 한계도 분명해 보였습니다. 높은 단가가 진입 장벽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프리미엄을 추구한 공간은 더 이상 경쟁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더 프리미엄을 지향한 공간이 여럿 들어섰거든요.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노후한 설비도 있었습니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생긴 사회적 흐름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한자리에서 1, 2차를 다 해결하는 풍토에도 발맞춰야 했습니다.
리뉴얼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정리하면, 새 브랜드는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 술과 잘 어울리는 고깃집이 되어야 했습니다. 물론 기존 점심 영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말이죠.

클라이언트와 메뉴부터 재정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차별화 가능한 메뉴를 고민하다 떠오른 게 갈비였습니다. 주변에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파는 곳은 많았지만 갈비를 메인으로 한 매장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갈비를 주메뉴로 한 가든형 고깃집을 그렸습니다. 고기는 수입 소고기, 돼지고기까지 넓혀 가격 부담을 확 낮췄습니다.
이후 술과 같이 곁들여 식사가 가능한 매장이라는 포지셔닝을 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브랜딩과 공간, 동시다발적으로 고민이 이뤄졌는데 편의상 둘로 나눠 설명하겠습니다.

브랜딩 차원에서 우선 네이밍을 정했습니다. 몽로(夢路), 꿈길이라는 뜻이죠. 주점이어도 어색하지 않은 이름이라 고심하기도 했는데, 공간과 메뉴를 보면 고깃집으로 인식하리라 보고 밀어붙였습니다. 대신 앞에 숯불구이라는 키워드를 붙여서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주류의 선택지는 넓게 가져갔습니다. 소주, 맥주는 기본. 여의도 특성을 반영해 와인도 구비했습니다. 전통주는 특별히 신경 써 준비했습니다. 스터디 중 알게 된 건데요. 최근 트렌드 키워드 중 유사 사치가 있습니다. 사치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소비를 이야기하는데, 전통주가 그중 대표적입니다. 그렇게 ‘전통주가 메인이 되는 고깃집이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브랜드의 큰 틀을 잡고 공간 기획에 들어갔습니다. 외관은 처음부터 호텔이 연상될 만큼 고급스럽게 가기로 했습니다. 여의도여서 할 수 있는 선택이었죠. 잠재 고객이 많지만 그만큼 경쟁 상대도 많은 곳이거든요. 그중 선택을 받으려면 확실히 눈을 사로잡아야 했습니다. 여의도는 프리미엄에 큰 압도를 느끼지 않는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적어도 고가일 것 같아서 못 들어오는 상권은 아니라는 거죠.

카운터도 호텔 로비처럼 디자인했습니다. 실제 손님들이 “로비”라고 표현할 정도로 잘 구현됐습니다. 카운터 한 켠에는 한국화를 뒀습니다.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고 새가 날아다니는데, 네이밍과 참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큰 바위 오브제와 소나무를 놓아서 시선을 또 한 번 사로잡게 했습니다. 단순 포토존은 아닙니다. 전통주 전시장을 만들어 기능적인 역할까지 하도록 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와인장을 둬서 이 공간 다양한 주류를 페어링해서 고기를 즐기를 곳이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했습니다.
복도도 중점을 둬 기획했습니다. 카운터를 중심으로 양쪽에 하나씩 있는데요. 그냥 두면 입체감이 떨어져서 한지 느낌의 조명 박스를 제작했습니다. 한지, 패브릭 등 여러 시도를 해보다 아이스크랙이라는 신소재를 찾았죠.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퀄리티를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쓴 건데, 몽환적인 분위기를 꽤 근사하게 조성합니다.
반면 룸은 최대한 간결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입구와 카운터, 복도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컨셉을 구현했기 때문에 룸에서는 밸런스를 맞춘 거죠. 룸까지 컨셉이 과하면 컨셉 자체로 인식 속에 자리 잡을 수 있고, 결국 과한 컨셉은 피로도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공간을 편안하게 느끼는 고객 경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포인트만 주기로 정리했습니다.

‘몽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했습니다. 강점은 건드리지 않고 약점 보완에 힘을 쏟았습니다. 미래에 그린 상에서 출발해 역순으로 행동을 취했습니다. 이제 앞단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점심과 외관 등을 통해 공간을 경험하고, 주류가 강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저녁에 와도 괜찮겠네’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자연스럽게 저녁 재방문으로 이어진다…!